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드라마《연애시대》의 작가 박연선의 첫 장편소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첩첩산중 적막강산 아홉모랑이 마을 두왕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흥미진진 미스터리 소설이다. 코믹, 로맨스, 스릴러, 범죄 등 장르를 넘나들며 전혀 공감할 수 없는 소재를 너무나 공감되도록 만드는 저자의 능력이 빛이 나는 이번 작품에서 저자 특유의 독창적인 캐릭터와, 드라마를 보고 있는 것처럼 물 흐르듯 넘어가는 스토리, 어디로 튈지 모를 통통 튀는 대사들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첩첩산중 두왕리, 일명 아홉모랑이 마을에 사는 강두용 옹은 막장 드라마를 보던 중 뒷목을 잡고 쓰러져 생을 마감한다. 구급차가 총알처럼 출발하면 뭐하나. 살아 있는 이도 숨이 넘어갈 때쯤 돼야 겨우 도착할 수 있는 첩첩산중의 마을 두왕리인 것을. 그렇게 아홉모랑이 강씨네는 장례를 치르게 되고, 효성 지극한 아들딸들은 시골집에 홀로 남을 팔십 노모가 걱정된다. 아들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끝에 결정된 사항은, 홍간난 여사의 손녀이자 집안 최강 백수 강무순을 시골집에 낙오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강제적으로 시작된 동거 및 유배 생활에 하루 만에 지루해진 무순은 집 안에서 놀거리를 찾다가, 할아버지의 책장에서 15년 전 자신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보물지도를 발견한다. 보물지도에 그려진 대로 경산 유씨 종택을 찾아가 보물상자를 파낸 무순. 보물상자와 마주한 순간, 무순을 좀도둑으로 오해한 종갓집 외동아들 ‘꽃돌이’와도 맞닥뜨린다. 달리 보물지도가 아니라 꽃돌이가 보물이었구나, 싶은 순간 무순의 보물상자를 본 꽃돌이의 표정이 굳어진다. 자신의 누나이자, 15년 전 실종된 경산 유씨 종갓집의 귀한 외동딸 유선희의 물건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15년 전, 당시 최장수 노인의 백수 잔치에 온 마을 사람들이 버스까지 대절해 온천으로 관광을 떠난다. 그날 밤 관광이 끝나고 돌아온 어른들. 마을이 텅 빈 사이, 네 명의 소녀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충격에 휩싸인다. 당시 사라진 것은 유선희(16)뿐만 아니라, 삼거리 ‘허리 병신’네 둘째 딸 황부영(16), 발랑 까지긴 했어도 평범한 집안 딸이었던 유미숙(18), 목사님 막내딸 조예은(7) 모두 네 명이다.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소녀 넷이 한꺼번에 사라진 것이다. 경찰, 과학수사대, 심지어 무당도 포기한 전대미문의 ‘네 소녀 실종 사건’! 4차원의 최강 백수 강무순, 팔십 노인 홍간난 여사, 츤데레 꽃돌이. 이 얼렁뚱땅 탐정 트리오가 벌이는 황당무계한 탐정 놀이의 끝은 어디인가?!
저자
박연선
출판
출판일
2016.07.22

 

마지막 독서일: 2022.06.21

 

할아버지의 장례를 위해 첩첩산중 시골에 위치한 아홉모랑이 마을에 방문한 강무순은 홀로 남은 할머니 홍간난 여사가 걱정된다는 부모님의 성화에 놀거리 하나 없는 아홉모랑이 마을에 남게된다. 심심함에 몸부림치던 무순은 우연히 자신이 15년 전 그린 것으로 보이는 보물지도를 발견하고, 심심풀이로 보물을 찾아나선 와중에 과거 마을에서 일어났던 네 소녀의 실종사건에 대해 알게된다.

 

 

오디오북으로 읽은 작품. 한국형 코지 미스터리라는 홍보문구와 반대로 섬뜩한 느낌을 주는 제목에 기대를 했는데, 생각보다 미스터리적인 요소가 적어서 약간 실망했다. 주인공인 강무순이 우연히 발견한 보물지도와 마을에서 일어났던 실종사건을 연결시킬 때만 해도 과연 어떤 비밀이 숨어 있을까 흥미진진 했는데, 어느 순간 추적하던 미스터리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져버리고, 작품의 중심이 되는 과거의 사건은 중구난방으로 해결되어버리니 결말에 이르러서도 이렇게 끝난게 맞나 싶었다.

 

작가가 드라마 작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인물 묘사나 상황 설정이 무척 실감나고 디테일해서 글 자체가 주는 재미는 제법 괜찮았는데, 오디오북으로 읽어서 더 그런지는 몰라도 중간중간 드라마 영상으로 보는 듯한 사실감이 느껴질 정도라 소설로는 그럭저럭 괜찮았던 것 같다. 다만 일부 미스터리와는 상관없이 자잘한 묘사에까지 힘을 준 느낌이라 살짝 주객이 전도된 느낌도 들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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