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마시 탐정 트리오(한국추리문학선 13)
“나는 육십, 칠십에 저렇게 살 거야!” 세대를 아우르는 워너비 할머니의 대탄생 찬란하고 아름다워 아찔한 꽃할매들의 화려한 도발과 모험 판타지극, 《할마시 탐정 트리오》. ‘할마시’는 할머니의 강원도·경상도 방언으로, ‘할매’가 고울 때 호칭하는 말이라면, 미울 때 할마시를 쓴다고 한다. 노인들을 무시하는 시대에 할머니들도 센 탐정(어떻게 보면 빌런 같은 면모도 보이는)으로 거듭나서, 안전을 위협하는 악당들을 잡으러 다닌다. 할마시 탐정 삼총사의 탄생 지금 이 시대는 할머니들의 워로맨스를 원한다! TV 예능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골 때리는 그녀들〉, 〈워맨스가 필요해〉 등등 여성들의 우정과 연대를 강조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할마시들이 풍요실버타운에서 생활비 절감과 입주자들의 민원을 해결하는 탐정으로 나섰다. 최종적으로 실버타운을 붕괴시키려는 막강 빌런들에 대항해, 메타버스 요양원으로 시설이 전환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 할마시들이 그간 평생 쌓아 온 스펙과 지혜, 용기의 뽕빨을 뽑아서 막강한 적들에 대적하라. 할머니 특공대 ‘할마시 탐정 트리오’의 위대한 탄생. 더 비기닝!
저자
김재희
출판
책과나무
출판일
2022.06.09

 

마지막 독서일: 2024.02.02

 

노인들이 걱정없이 편안한 삶을 살수 있도록 온갖 편의를 제공하는 '풍요실버타운'. 사회에서는 한발 은퇴한 사람들이지만, 실버타운 내에서 노인들은 또 그들만의 사회를 꾸리고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교류하며 살아간다. 가영 언니, 나숙 씨, 다정 할머니 삼총사는 별다를것 없는 무료한 생활을 이어나가던 중, 우연한 기회에 탐정단을 결성하게 된다. 세 사람은 스스로 '할마시 탐정 트리오'라 칭하며 풍요실버타운 안팎에서 벌어지는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노인들이 모여사는 실버타운에서 할머니들이 복작복작 사건을 해결한다는 점이 리타 라킨의 <글래디 골드 시리즈>를 떠오르게 했다. 해당 시리즈가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코지 미스터리 시리즈 중 하나라 나름대로의 기대감이 있었는데, 다 읽고나니 비교하여 생각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로 추리소설로서는 많이 부족한 작품이었다.

 

풍요실버타운 내 노인들의 생활을 유쾌하게 묘사해내는 작가의 필력은 나쁘지 않았으나, 주인공인 세 사람의 캐릭터성이 뚜렷하지 않고 스토리에 일관성이 없어 단편적인 장면은 몰라도 작품 전체에는 몰입도가 떨어졌던 것 같다. 전 추리 드라마 전문 드라마 작가인 가영 언니, 추리소설을 좋아하며 직접 소설을 써보고 있는 나숙 씨, 치매 끼가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의외로 힘이 센 다정 할머니로 일단 캐릭터를 잡아둔 것 같은데, 작품이 진행될수록 누가 누구여도 상관 없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각각의 캐릭터가 평이해져버렸다. 그나마 다정 할머니가 의외의 순간에 괴력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보인것 정도일까.

 

무엇보다 메인 사건의 추리와는 전혀 관련없는 할머니들의 일상 이야기가 시시때때로 튀어나와 스토리를 한참 잡아먹는게 가장 큰 문제였다. 모든 장면이 사건에 연관이 있을 필요는 없지만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한 내용들이 정작 사건과는 아무 관련도, 언급도 없이 넘어가 버려서 조금 황당하기도 했다. 여러개의 에피소드로 꾸려진 단편집이라 짧은 분량 내에 밀도 있는 이야기를 담아냈어야 하는데도, 거의 모든 단편이 이런 분위기였던게 아쉬웠다.

 

사실 작품 내에 추리요소 자체가 무척 희미하기도 하고, 살인사건, 보이스피싱, 투자금 사기 등 사건 규모에 비해 등장인물과 범인들이 지나치게 멍청하게 나오는 반면 할머니들은 별거 없이도 단서를 척척 손에 넣는 등, 아무리 유머 중심의 코지 미스터리라지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던 것 같다. 특히 범인들이 저지른 범죄에 비해 너무나 쉽게 꼬리를 드러내고, 노인이라고 무시하며 덤벼들다가 역으로 당하는 원패턴이 너무 작위적으로 느껴졌다.

 

추리소설이 아니라 할마시 트리오의 모험 이야기라 생각하고 가볍게 읽어야 좋을 듯 하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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