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한여름, 호숫가 별장지에서 펼쳐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입시 서스펜스. 무더운 여름임에도 더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깊은 숲에 둘러싸인 고급 별장 지대. 이곳에 네 가족이 모인다. 명문 중학교 입시를 앞두고 아이들을 합숙 과외시키기 위해서. 슌스케는 아내와도, 다른 부부들과도 사뭇 다른 입시관을 가졌지만 마지못해 이곳에 오게 된다. 그러나 뒤이어 슌스케의 내연녀가 별장에 들이닥치고, 얼마 안 가 그녀는 그의 방에서 살해당한 채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내의 충격적 한마디 “내가 죽였어”. 하지만 이보다 더 충격적인 건, 사체를 함께 유기하자는 다른 부부들의 제안이다. 가족도 친구도 아닌 이들이 이렇게까지 슌스케 부부를 도와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을 연대하게 만드는 꺼림칙한 진실. 슌스케는 홀로 그 진실을 파헤치기로 마음먹는데….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출판
대원씨아이
출판일
2023.08.28

 

마지막 독서일: 2024.01.06

 

어느 호숫가 별장지에서 명문 중학교 입시를 대비한 합숙 과외를 위해 모인 네 가족. 나미키 슌스케는 아내 미나코를 비롯한 다른 부부들의 열성적인 교육관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마지못해 합숙에 참가한다. 예상치 못한 슌스케의 등장에 다른 부부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한편 내연녀이자 직장 부하인 에리코가 별안간 별장을 찾아오고, 급기야 저녁식사까지 함께 하게되자 슌스케는 초조함에 휩싸인다.

 

이후 그녀의 부름을 받고 따로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를 찾지만 정작 에리코는 나타나지 않고, 별장으로 돌아온 그는 두 사람의 불륜을 알게된 미나코가 에리코를 살해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듣게 된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인 것은 별장에 모인 다른 부부들이 미나코의 죄를 숨기고 시체를 유기하는 것을 나서서 도와주는 상황이었는데, 급박한 상황에 어쩔수 없이 그들의 제안을 따르면서도 슌스케는 다른 가족들 사이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일본의 치열한 입시경쟁과, 자식을 위해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까지 결속하는 부모의 광적인 사랑이 잘 드러난 작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니만큼 스토리 자체는 매끄럽게 잘 읽히고 후반부까지 흥미진진한 전개로 몰입감이 훌륭했다. 작중 부모들이 하나같이 대놓고 수상한 분위기를 풍기면서 정상적이지 않은 티를 내는지라 사이코스러운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서스펜스가 꽤 재미있었다.

 

다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미스라고 설명된 것에 비해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나 어두운 내면이 디테일하게 묘사된 것은 아니어서 이야미스로서는 조금 아쉬운 작품. 내가 너무 하드한 이야미스에 길들여져서 그런걸 수도 있지만, 모처럼 광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인물들을 등장시킨 김에 각 인물들의 심리묘사를 좀더 세밀하게 했다면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별다른 우여곡절 없이 후반부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고, 그 진상 자체는 나쁘지 않았으나 이후 별다른 갈등없이 작품이 마무리되어 조금 심심한 느낌이 들었다. 한번더 꼬아서 극적인 장치를 뒀어도 좋았을것 같은데, 서사가 엔딩에 몰빵된 것치고는 너무 무난한데다 해결되지 않은 떡밥도 조금 있어서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스포일러

아이들 중 한 명이 범인일 가능성이 있으며 누구의 자식이 범인일지 모르니 부모 모두가 결속하여 돕는다는 점은 굉장히 인상깊었고, 단순히 아이들 전부가 범인이라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반전이었던 것 같다.

 

다만 부부관계가 소원해진 부모들이 서로의 배우자를 공유(?)하며 불륜을 서로 눈감아준다는 설정은 조금 무리수가 아니었나 싶다. 굳이 약물파티를 한다는 설정까지 넣어서, 입시경쟁에 부모의 광기어린 사랑에서 좀 벗어난 엉뚱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의 입시 부정을 위해 어머니들이 몸을 팔았다는건 충격적이긴 하나 이야기의 흐름상 쉽게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라 좀더 반전을 주려고 했던건지.. 어쨌든 좀 불필요한 내용이었던듯.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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