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정의
한 여자가 네 명의 고등학교 동창 친구들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5년의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그녀들이 죽인 그 여자 노리코로부터 초대장이 도착한다. 죽은 노리코는 오로지 정의만을 추구하고 조금이라도 법에서 벗어나면 인정사정없이 처벌하는 정의의 몬스터였다. 하지만 그녀는 친구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도움을 준 은인 같은 존재였다. 가즈키에겐 치한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고, 유미코에겐 가사일은커녕 집에서 무위도식하는 남편을 설득해 주었고, 리호에겐 절도의 누명을 벗을 수 있게 해 주었고, 레이카에겐 힘든 결정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왜 노리코는 친구들의 손에 의해 죽어야만 했을까. 그리고 그녀가 보낸 초대장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100퍼센트 올바른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고 쓰기 시작했는데, 무시무시한 괴물이 탄생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아키요시 리카코 『절대정의』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대 사회의 현실적인 공포에 초점을 맞춰 ‘정의감’이 맹목적일 경우 초래할 수 있는 무서움을 파헤친 논스톱 미스터리 장편 소설이다. 이 책은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반전과 트릭의 묘미도 갖고 있지만, 등장인물들의 심리 상태를 공감하면서 답답함과 절실함을 느끼게 하는 심리 스릴러의 성향이 더 강하다. 독자는 초대장 발송인의 정체와 목적이 밝혀지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그 꺼림칙함을 맛볼 것이다.
저자
아키요시 리카코
출판
아프로스미디어
출판일
2018.06.04

 

마지막 독서일: 2022.05.26

 

불법적인 것을 결코 용납하지 못하고 언제나 올바른 것만을 추구하는 노리코. 그녀의 정의롭고 당당한 모습을 본 친구들은 처음엔 그녀를 존경하며 따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철저하게 흑과 백으로 나누어 로봇처럼 정의를 강요하는 융통성 없는 모습에 질려가기 시작한다. 노리코의 지나치게 이분법적인 정의감에 삶이 궁지에 몰리기까지 한 친구들은 급기야 우발적으로 그녀를 살해하기에 이른다.

 

 

평소에 주로 읽는 스타일의 추리소설은 아니었지만, 이렇다 할 트릭이나 퍼즐 하나 없이도 재밌는 작품을 쓸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다. 극단적이다 못해 비현실적인 노리코의 '정의'와 여기서 비롯된 숨 막히는 분위기가 생생하게 느껴져서 말 그대로 '질린다'라는 감정이 절로 들었다. 

 

노리코에게 추궁을 당하는 주변 친구들의 감정에 빠져들어 정신없이 읽게 되는 몰입감이 훌륭한 작품. 특히 노리코의 '절대정의'가 외부를 향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때는 좋아하며 따르다가, 그 화살이 본인들을 향하니 서서히 변해가는 친구들의 감정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 흥미롭기도 했다.

 

노골적이고 잔혹한 묘사나 끔찍한 사건 없이도, 읽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일반적으로 이야미스 하면 떠오르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파고들어 복잡 미묘한 찝찝함을 준다는 의미에서 이야미스로 분류하기에도 손색이 없지 않나 싶다. 오히려 라이트 하게 이야미스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아키요시 리카코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다른 작품도 얼른 읽고 싶어 진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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