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by. 히가시노 게이고 ★★☆
마지막 독서일: 2024.03.07
외진 골목, 제대로 된 간판 하나 없는 바 ’트랩 핸드‘. 묘한 분위기에 끌려 바를 찾은 손님들은 날카로운 통찰력과 화려한 언변을 가진 마스터 가미오 다케시를 만나게 된다. 그의 앞에서 손님들 저마다가 가진 비밀이나 걱정, 아픔 등이 드러나고, 다케시는 도움이 필요한 손님들에게 그만의 방식으로 손을 빌려준다.
<블랙 쇼맨과 이름 없는 마을의 살인>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창조해낸 클래식한 탐정 캐릭터 가미오 다케시를 주인공으로 한 두번째 작품. 살인사건을 다룬 장편이었던 전작과는 반대로 바에 찾아오는 손님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다소 소소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집 구성으로 되어있다.
아무래도 사건의 스케일이 줄어들다보니 트릭이나 수수께끼 그 자체보다는 각각의 손님들이 가진 인간적인 스토리에 주목하게 되는 작품이었는데, 어떻게보면 이쪽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주특기에 가까운데도 세가지 이야기 중 어느것 하나 확 인상깊은 내용이 없어 좀 실망스러웠다. 특히 마지막 <환상의 여자>는 사건의 진상과 문제 해결 과정이 영 납득이 가지 않아서 이야기가 그렇게 끝났다는걸 알고 어이가 없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이 시리즈를 기대했던 가장 큰 이유였던 가미오 다케시라는 캐릭터가 단순한 조연 수준의 비중을 가져간 것이 가장 아쉬웠다. 그나마 첫번째 단편인 <맨션의 여자>는 괜찮았지만, 이후 두 단편은 마스터가 본인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면 다케시라는걸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캐릭터가 옅어져있었다.
탐정을 외부인처럼 묘사하고 사건 중심 인물들 위주로 서술하는 것은 주로 <가가 형사 시리즈>에서 자주 보여줬던 방식인데, 훨씬 개성적이고 능동적인 캐릭터인 가미오 다케시는 이런 식의 작품에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케시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자유자재로 상대를 가지고 노는 화술과 마술사 특유의 잔재주도 전작에서 보여줬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는데에 그쳐 조금 지루했고. 보통 장편 캐릭터를 단편으로 가져오면 내용이 좀 가벼워지는만큼 캐릭터의 개성이 더 도드라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그 반대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여담으로 출판사가 내놓은 북카드 광고가 거의 사기 수준으로 내용을 왜곡하여 소개하고 있는데 왜 이런식으로 광고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나는 광고를 보고 작품을 읽은것은 아니지만 읽고 나서 보니 불쾌해질 정도로 잘못된 내용으로 낚시성 홍보를 하고 있어 어이가 없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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