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와정 살인사건 by. 시마다 소지 ★★☆
마지막 독서일: 2022.12.29
미타라이 기요시가 일본을 떠난 지 1년 반, 방황하던 이시오카는 니노미야 가요라는 여성의 부탁을 받고 함께 제령을 하러 떠난다. 영이 이끄는 대로 찾아간 산골 마을에서 오갈 데 없이 날이 저물고, 두 사람은 사정사정한 끝에 '용와정'이라는 여관에서 묵어가게 된다. 일본의 전통 현악기 '고토'의 모양을 본뜬 기묘한 여관 '용와정'에서 그들은 불가사의한 연속 살인사건을 조우하게 되고, 과거의 참극을 떠오르게 하는 유령까지 나타나며 여관은 점점 광기에 휩싸인다.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지만 정작 미타라이 기요시는 편지로만 등장하고, 사건의 해명은 대부분 이시오카가 담당하는 독특한 구도의 작품. '츠야마 30인 살인사건'이라는 일본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데다가, 상당히 고어하고 기괴한 시체 처리 방식, 과거의 참극과 관련된 기묘한 현상과 여기에서 비롯된 공포까지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나 <도조 겐야 시리즈>를 떠올리게 하는 플롯이었다.
시체를 훼손하는 방식이 <살육에 이르는 병>의 느낌도 나고, 여러모로 명작의 냄새를 풍기는 흥미로운 스토리라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끝까지 읽어나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성술 살인사건>과 비슷하게 사건과 사건 사이를 잇는 빌드업 구간이 너무 지루해서 읽기가 힘들었는데, 사건 자체는 다른 어떤 추리소설과 비교해도 손에 꼽을 정도로 자극적이고 기괴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렇게 재미없게 읽히는 것도 신기하다 싶었다.
무엇보다 신박하고 기발한 트릭으로 단점을 커버했던 <점성술 살인사건>과는 달리, 이 작품은 트릭과 범인의 정체 역시 황당하고 살짝 무리수다 싶은 부분이 있어서, 꾸역꾸역 힘들게 읽은 보상도 결국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일하게 마음에 들었던 구간은 '츠야마 30인 살인사건'을 범인의 입장에서 작가 나름대로 재구성한 부분이었는데, 작품의 메인 사건과는 좀 동떨어져있긴 하지만 작중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스토리였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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