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이에몬 by. 교고쿠 나츠히코 ★★★☆
마지막 독서일: 2022.12.31
과거 아름다웠으나 병을 앓고 난 후 얼굴의 반이 추하게 무너져버린 다미야 이와. 이와는 불행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당당하게 살아가려 하지만, 주위의 시선과 아버지의 근심이 그녀를 흔든다. 그녀의 아버지 마타자에몬은 딸의 미래를 위해 데릴사위를 들이기로 결심하고, 뛰어난 말재주를 가진 마타이치를 통해 태어나 한 번도 웃어본 적 없다는 무뚝뚝한 무사 이에몬을 이와와 결혼시킨다. 결혼 전 얼굴 한번 마주치지 않은 채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과 다른 모진 말을 내뱉으며 다투게 된다.
일본의 유명 괴담을 교고쿠 나츠히코의 스타일로 각색한 <에도 괴담 시리즈>. 등장인물들의 캐릭터성과 괴담의 스토리가 난해해서 잘 이해가지 않았던 같은 시리즈의 <엿보는 고헤이지>에 비해서 모티브가 된 괴담 자체도 더 쉽고, 등장인물들의 성격도 훨씬 자연스럽고 납득가능한 인물상들이라 훨씬 읽기 쉬웠던 것 같다. 암울하고 비극적인 스토리에 교고쿠 나츠히코 특유의 기묘하고 끈적한 분위기가 적절히 어우러져 이야기 자체로 흡입력 있는 작품.
다만 미스터리라고 하기엔 좀 애매하고, 책표지에 쓰인 대로 교고쿠 나츠히코식 사랑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이에몬과 이와의 갈등,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던 비극적이고 잔인한 진실이 안타깝고, 살아생전 웃어본 적 없던 이에몬이 작품 말미에 '웃는'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엔 소름이 끼치는 등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소설이었다.
나만의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