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 by. 히가시가와 도쿠야 ★★★★
마지막 독서일: 2022.12.26
대형 회전초밥집의 주인이자 자타공인 마네키네코 마니아인 고도쿠지 도요조가 본인 소유의 비닐하우스 안에서 살해당한 채 발견된다. 현장인 비닐하우스 출구 앞에는 대형 마네키네코가 놓여 있고, 용의자는 전부 알리바이가 있는 기묘한 상황. 생전 도요조에게 잃어버린 삼색털 고양이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던 탐정 우가이는 의도치 않게 이 살인사건에 말려들게 되고, 고양이로 가득한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선다.
고양이가 들어간 제목에 이끌려 읽게 된 작품으로, 유머러스함만 따지자면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다. 취향을 살짝 타긴 해도 추리소설 장르에서는 드물게 본격 미스터리와 유머라는 어찌 보면 상극인 두 요소를 결합해내는 솜씨가 훌륭한 작가인데, 이번 작품에서는 스나가와와 시키 형사 콤비나 우가이 탐정 사무소 일행의 만담을 읽는 재미가 특히 쏠쏠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유머에만 치중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서, 제법 신박한 트릭을 선보이고 있어 본격 미스터리로서도 괜찮게 읽을 수 있는 작품. 아주 치밀하고 탄탄한 트릭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재치 있는 아이디어와 마네키네코라는 키워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트릭 자체보다도 시종일관 가벼운 분위기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곱씹어 생각해보면 살짝 오싹한 광기마저 느껴지는, 사건 이면에 숨겨진 진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마네키네코에 광적으로 집착하던 남자가 '살아있는 마네키네코'라고 할 수 있는 수컷 삼색털 고양이가 탐나 살인을 저지르고, 더 나아가서는 마네키네코의 기원이 되는 절의 이름과 같은 '고도쿠지'라는 성을 손에 넣기 위해 재혼까지 감행했다는 이야기가 작품의 화룡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 중에서는 개그 톤을 섞어가며 굉장히 가볍게 다루고 있어 언뜻 그냥 넘어가기 쉽지만, 생각해보면 보통 추리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돈과 얽힌 탐욕, 치정, 원한과 복수 같은 어두운 동기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오싹한 진상이었던 것 같다. 무언가에 대한 광기 어린 집착이 불러온 비극이었다는 점에서, 가볍게 읽고 나서 깊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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