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사나이 할리퀸(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23)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작과 미발표작, 필명 발표 작품까지 수록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제23권 『신비의 사나이 할리퀸』.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아주 평범하고 우아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빚어진 감정이 범상치 않은 범죄를 낳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생 동안 작가가 품어 왔던 상처와 애증, 경건함과 독선, 관계의 이면, 대범함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마음이 세밀한 묘사와 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모든 것이 베일에 싸인 수수께끼의 인물 '할리퀸' 탐정이 처음으로 등장해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7.01.18

 

마지막 독서일: 2020.11.19

 

어디선가 마술처럼 나타났다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신비한 남자 할리퀸. 사교계의 명사로 뛰어난 기억력과 관찰력을 가진 새터스웨이트가 불가사의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최고의 타이밍에 나타나 그의 이야기를 듣고 적절한 힌트를 주면서 새터스웨이트가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이끈다.

 

 

홈즈와 왓슨, 푸아로와 헤이스팅스 등 전형적인 탐정과 조수의 역할에서 벗어난 할리퀸과 새터스웨이트의 독특한 관계성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탐정역이긴 하지만 스토리 속에 주연으로 등장하지도, 사건 전개와 추리에 깊게 관여하지도 않는 할리퀸과, 조수역이긴 하지만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관찰력을 가진, 할리퀸에게 조언을 받았다고는 하나 능동적으로 사건 해결에 개입하는 새터스웨이트의 조합이 다른 어떤 추리소설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신선함을 준다.

 

다만 신선함과는 별개로 할리퀸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내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아니었고, 수록된 단편 자체도 썩 만족스러운 사건은 없었다는 게 약간 아쉬웠다. 사실 탐정역인 할리퀸보다 조수역인 새터스웨이트가 더 잘 만든 캐릭터라는 생각을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후 다른 작품에서 종종 등장하는 걸 보니 애초에 제목은 <신비의 사나이 할리퀸>이지만 크리스티가 주인공으로 삼으려던 건 새터스웨이트가 아니었을까 싶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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