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모 특급 살인 by. 시마다 소지 ★★★
마지막 독서일: 2023.12.30
머리를 제외한 여성의 신체가 일곱 토막으로 절단되어 이즈모 지역의 각기 다른 열차 내에서 발견된다. 신체 정보를 통해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내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흔적을 지우는 한편 시체 자체는 발견되기 쉽게 유기하는 등 범인의 모순적인 태도와,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범죄의 엽기성으로 수사는 난항에 빠진다. 휴가차 이즈모 지역을 방문한 요시키 형사는 우연히 사건에 관여하게 되고, 열차 시간표를 활용한 시체 운반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미타라이 기요시 시리즈>와는 다른 서정적인 감성과 지역을 넘나들며 향토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요시키 형사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요시키 형사 시리즈>는 열차와 관련된 사건과 트릭이 주를 이루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 이 작품은 열차 트릭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시간표 트릭을 메인으로 내세워 클래식함을 물씬 풍기고 있다. 여러 대의 열차에서 발견된 토막 시체라는 상황 자체가 주는 광기와 정석적인 본격 미스터리 전개가 반가웠던 작품.
다만 사건 해결 후 요시키 형사가 생각하기 힘든 트릭이라며 놀라워하는 것이 잘 와닿지 않을 정도로 트릭 자체는 그닥 특별할 것이 없어서 많이 아쉬웠다. 애초에 시마다 소지의 작품들이 스토리의 재미나 문학적 작품성보다는 트릭의 기발함으로 승부하는 편이기도 하고, 같은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은 그 기대를 채워주고도 남을만큼 훌륭한 트릭을 보여주어서 기대가 컸던만큼 아쉬움이 더 큰 것 같다.
더불어 미타라이 기요시와는 차별화되는 요시키 형사의 매력적인 캐릭터가 이번 작품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실망스러웠다.
시체를 여덟 조각으로 토막내고, 동생을 공범으로 끌어들여 복잡한 열차 시간표 트릭까지 활용한것 치고 범인인 노무라의 동기가 납득하기 어려워서 전반적인 감정선 자체에 이입이 잘 안됐던 것 같다. 아버지 때부터 이어진 연구를 무시당한 것은 화가 날만한 일이고 많이 양보해서 살인의 동기까지는 될 수 있다고는 생각 하지만, 사건 자체가 주는 광기에 비해 숨겨진 이야기가 너무 싱거웠던 느낌. 여기에 결국 끝까지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범인이 스스로 머리를 파내게끔 속여낸 것도 조금 허무한 마무리였다.
사실 사건의 처절함에 비해 사소한 동기나 범인을 속여서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고전 작품에서 드문 편은 아니라 어느정도 감안하고 읽어야하나 싶기도 한데, 워낙 시마다 소지와 <요시키 형사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보니 이런 부분들도 다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다.
나만의 별점: ★★★
'본격 미스터리 > 일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량의 상자 by. 교고쿠 나츠히코 ★★★★★ (0) | 2024.01.17 |
---|---|
거울 속은 일요일 by. 슈노 마사유키 ★★★★☆ (0) | 2024.01.11 |
붉은 까마귀 by. 마야 유타카 ★★★★ (0) | 2024.01.10 |
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 by. 요코미조 세이시 ★★★★ (0) | 2024.01.07 |
일곱 명의 술래잡기 by. 미쓰다 신조 ★★★★ (0) | 2024.01.06 |
랫맨 by. 미치오 슈스케 ★★★★ (0) | 2024.01.05 |
살인방정식 by. 아야츠지 유키토 ★★★☆ (0) | 2023.12.29 |
명탐정의 제물 by. 시라이 도모유키 ★★★★ (0) | 2023.12.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