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까마귀 1
마야 유타카의 걸작 미스터리 『붉은 까마귀』 제1권. 신이 지배하는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노도’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타자에 대한 폭력과 한 세계의 파탄을 다루고 있다. 연쇄 살인 뒤에 감춰진 마을의 진실을 파헤치며 종교, 공동체의 이름으로 타자에게 자행되는 폭력을 고발한다. 지도에 없는 숨겨진 마을 ‘노도’. ‘오카가미’라는 신이 다스리는 문명에 뒤떨어진 이 마을에 ‘카인’이 찾아온다. 살해당하기 전 ‘가노에’란 이름으로 오카가미를 보좌하는 신관으로 일했던 동생 ‘아벨’이 마을에서 무엇을 찾았고 무엇을 잃었으며 왜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추적하던 ‘카인’은 실크해트를 쓴 기묘한 탐정 ‘메르카토르’와 만나게 되는데…….
저자
마야 유타카
출판
북스토리
출판일
2014.02.10
 
붉은 까마귀 2
마야 유타카의 걸작 미스터리 『붉은 까마귀』 제2권. 신이 지배하는 마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작품이다. ‘노도’라는 가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타자에 대한 폭력과 한 세계의 파탄을 다루고 있다. 연쇄 살인 뒤에 감춰진 마을의 진실을 파헤치며 종교, 공동체의 이름으로 타자에게 자행되는 폭력을 고발한다. 지도에 없는 숨겨진 마을 ‘노도’. ‘오카가미’라는 신이 다스리는 문명에 뒤떨어진 이 마을에 ‘카인’이 찾아온다. 살해당하기 전 ‘가노에’란 이름으로 오카가미를 보좌하는 신관으로 일했던 동생 ‘아벨’이 마을에서 무엇을 찾았고 무엇을 잃었으며 왜 죽어야 했는지 진실을 추적하던 ‘카인’은 실크해트를 쓴 기묘한 탐정 ‘메르카토르’와 만나게 되는데…….
저자
마야 유타카
출판
북스토리
출판일
2014.02.10

 

마지막 독서일: 2024.01.09

 

동생 아벨의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절대적인 신 '오카가미 님'이 지배하는 마을을 찾은 카인.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금기시된 마을의 주민들은 그를 '외인'이라 칭하며 외부인에 대한 노골적인 적대감을 보인다. 이러한 마을에서 아벨이 어떻게 오랜 시간 머물며 오카가미 님을 모시는 '고노에 님'의 자리에까지 올랐는지 카인은 점점더 의문을 가진다.

 

한편 동촌과 서촌으로 나뉘어 두 촌장 집안 간의 권력다툼이 팽팽한 가운데 기묘한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살인자의 몸에는 반점이 생긴다'는 오카가미 님의 신탁을 철썩같이 믿는 마을 주민들은 이를 믿지 않는 외부인이 범인일거라 카인을 의심한다. 사건의 피해자와 아벨이 과거 자살한 마을 주민 노나가세와 접점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된 카인은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조사를 시작한다.

 

 

해가 진 후에는 까마귀들이 공격하고, 마을 주민 전체가 광적으로 신을 믿는 폐쇄적인 마을이 주는 오싹하고 섬뜩한 분위기가 초반부터 시선을 끌고, 기묘한 비밀이 곳곳에 감춰진 스토리가 주는 스릴감 덕분에 두 권 분량이지만 술술 읽을 수 있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나는데다, 신이라는 존재 자체가 주는 초현실성과 이를 광적으로 숭배하는 마을 주민들이 자아내는 위화감, 그리고 죽은 소녀를 본뜬 인형을 비롯한 호러적인 요소가 섞여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

 

여기에 마야 유타카에 대한 기대감을 채워주는 충격적인 반전이 굉장히 좋은 마무리를 보여주고 있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사건 자체에 엄청난 트릭이 숨겨져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방심할 수 없는 플롯 전개가 임팩트 있는 작품.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복선이 깔려 있어 전혀 엉뚱한 느낌은 아니라는 것이 작품의 매력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카인이지만, 마야 유타카의 대표적인 탐정 캐릭터 메르카토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등장 분량 자체가 많지 않음에도 사건 해결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며 그의 캐릭터성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엔딩에서 숨겨진 진상을 밝혀내는 부분에서 메르카토르의 매력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스포일러

마을 주민 전체가 적록색맹이며, 이를 역으로 이용해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오카가미 님이 범인이라는 트릭은 예상치도 못했을 뿐더러 굉장히 신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색맹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은 왕왕 있지만, 한 집단 내의 거의 모든 인물이 색맹이라는 설정은 정말 파격적인 듯. 어떻게 보면 작위적인 설정이지만 작품 내에서 오카가미 님에 대한 신앙과 마을의 전통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위화감도 들지 않았다.

 

오카와 깃카의 시선을 교차하며 진행시킨 서술트릭은 전형적이었지만 원체 서술트릭 자체를 좋아하는지라 마음에 들었고, 오카의 시점에서 진행될때는 동생의 이름을, 깃카의 시점에서 진행될때는 형의 이름을 언급한 적이 없다는 교묘함이 좋았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오카와 동생의 관계, 깃카와 형의 관계가 카인과 아벨의 관계성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단순히 문학적인 배치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트릭이 있었을 줄이야.

 

오카가미와 노나가세 동일인물 트릭은 조금 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후 카인과 아벨 동일인물 트릭이 밝혀지면서 괜찮은 대비가 되었던 것 같다. 이중인격 자체도 놀라웠지만, 이를 밝히면서 '저는 성격이 조금 비뚤어져서 말입니다'로 시작되는 메르카토르의 대사가 주는 짜릿함이 개인적으로는 작품 최고의 장면이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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