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명의 술래잡기
전화벨이 울리고 어린아이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죽음을 부르는 술래잡기가 시작된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일본 최고의 호러 미스터리 작가 미쓰다 신조가 도시괴담을 소재로 써낸 장편소설이다. 미쓰다 신조는 알 수 없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인 괴담과 논리적 추론으로써 귀납되는 미스터리라는, 결코 양립될 수 없어 보이는 두 장르를 절묘히 융합하는 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거장이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미쓰다 신조의 도시괴담 대표작으로, 한국 출간 10년을 맞아 새 옷을 입고 본문 또한 시대에 맞게 다듬은 소장판으로 다시 태어나 새로이 독자들을 맞는다. 자살 예방을 위한 전화 상담 기관 ‘생명의 전화’에 어느 날 이상한 전화가 걸려온다. 수화기 너머에서 아이의 음성으로 “다~레마가 죽~였다”라는 소름 끼치는 노랫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뒤이어 한 남자의 목소리가, 상담원에게 기묘한 이야기를 한다. 지금 자신은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는 벚나무에 밧줄을 매고 소꿉친구들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고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는, 한 명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바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겠다고 하는데……. 호러와 미스터리의 장르적 결합 외에도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메타픽션의 작법 등 독특한 작풍으로 독자들에게 기존의 호러나 추리가 아닌 ‘대체 불가한 별개의 한 장르’라는 극찬을 받는 ‘미쓰다 월드’.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작가가 이제까지 그려온 민속학적 배경이 아니라 현대 도시를 무대로 함으로써 ‘미쓰다 월드’ 안에서도 독특한 위치를 점한 작품이다. 《일곱 명의 술래잡기》는 미쓰다 신조의 명성은 익히 들었으나 다소 마니악하게 느껴지는 특징으로 인해 입문이 쉽지 않았던 초심자들과 기존 팬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훌륭한 ‘괴담 특식’이 될 것이다.
저자
미쓰다 신조
출판
북로드
출판일
2024.01.02

 

마지막 독서일: 2024.01.05

 

자살 방지를 위해 고민을 들어주는 전화 상담 서비스 '생명의 전화'의 상담원 누마타 야에는 어느 날 한 남자로부터 기묘한 전화를 받는다. 남자는 어린 시절 추억이 있는 장소에서 목을 맬 준비를 해놓고 매일 한 명씩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고 있다며, 한 명이라도 전화를 받지 않으면 자살할 생각이라고 말한다. 그와의 대화에서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느낀 야에의 보고를 듣고 다음날 그의 추억의 장소인 '표주박산'으로 사람들이 찾아가지만, 그곳에는 혈흔을 비롯한 죽음의 흔적만 남긴 채 남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한편 호러 미스터리 작가이자 남자에게서 전화를 받은 친구 중 한 명인 하야미 고이치는 사건의 내용을 경찰로부터 전해 듣고 기묘한 위화감을 느낀다. 이후 똑같은 전화를 받은 그의 어린시절 친구들이 하나씩 차례로 죽는 '사고'가 벌어지면서, 고이치는 숨겨진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다시 표주박산으로 향한다.

 

 

꽤 오래 전에 사둔 책이었는데, 최근 개정판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읽어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읽었던 미쓰다 신조의 작품과는 이질적인 분위기로, 현대 사회로부터 분리된 상황에서 초현실적인 호러 분위기가 강했던 여타 작품들과는 다르게 호러 색채가 섞여 있으면서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묘사가 뚜렷한 편이다. 여기에 이야기의 호흡이 빠른 점이 더해져 굉장히 술술 잘 읽히는 작품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미쓰다 신조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했던지라 의외의 발견을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자살하려는 남자의 기묘한 전화로 시작되는 도입부도 좋았고, 이후 친구들이 한 사람씩 죽어나감과 동시에 그들의 봉인된 기억 속 숨겨진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며 보여주는 스릴감 덕분에 읽는 재미만큼은 확실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흔한 괴담 분위기로 시작한 것에 비해 의외로 호러적인 요소는 강하지 않고 본격 미스터리로서의 사건 위주로 작품이 진행되는데, 덕분에 미쓰다 신조의 다른 작품과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만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그래서 더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고이치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표주박산에서 단서를 수집하는 내용도 좋았고, 후반부 연이어 드러나는 반전 역시 예상치 못한 임팩트를 주었다. 특히 진상을 밝히며 여러 차례 페이크를 거는 부분은 <도조 겐야 시리즈>가 떠올라 반가웠는데, 작중에서도 고이치 본인이 해당 시리즈의 팬이라고 언급하며 소소한 재미를 줬던 것 같다.

 

일부 비밀이 끝까지 밝혀지지 않고 굳이 마지막에 찝찝함을 남기는 방식이 조금 억지스러워서 아쉽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 확실히 나는 미쓰다 신조의 호러보단 본격이 취향에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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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유일한 호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다레마가 죽었다'라는 전화와 다몬 에이스케의 전화를 받은 것이 과거 사건의 피해자인 요시히코의 어머니 누마타 야에였다는 점은 좀 작위적으로 느껴지긴 했지만, 감상에 큰 방해가 되는 정도까진 아니었다. 따지고 보면 작품 내 등장하는 몇 안되는 인물들 대부분이 과거 사건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 자체도 작품의 편의성을 위한 설정이라는 생각이 들고..

 

다만 과거 엔카쿠가 납치사건을 벌였던 이유와 진상을 제대로 풀어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은 남는다. 결말에 찝찝함을 남기는건 미쓰다 신조 작품의 특징이긴 하지만, 그렇게 억지로 비밀을 남겨둔 것치고 그닥 임팩트 있는 엔딩을 보여주지 못해서 긍정적인 의미로 찝찝하다기 보다는 마무리가 덜 된 느낌이 들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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