벙어리 목격자(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32)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작과 미발표작, 필명 발표 작품까지 수록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제32권 『벙어리 목격자』.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아주 평범하고 우아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빚어진 감정이 범상치 않은 범죄를 낳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생 동안 작가가 품어 왔던 상처와 애증, 경건함과 독선, 관계의 이면, 대범함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마음이 세밀한 묘사와 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부유한 독신 여성 에밀리 아룬델이 어느 밤, 어두운 계단에서 고무공을 밟고 미끄러져 크게 다친다. 집안 사람들은 모두 이를 장난꾸러기 개의 짓으로 웃어넘기지만, 사고에 대해 생각하던 그녀는 점점 친척들 중 누군가가 유산을 노리고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는데….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6.04.11

 

마지막 독서일: 2020.12.13

 

부유한 노부인 에밀리는 어느 날 계단에서 고무공을 밟고 넘어져 크게 다치는 사고를 겪게 된다. 식구들은 집에서 기르는 강아지의 장난으로 여기고 가볍게 넘기지만, 에밀리는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함정을 설치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지 않는 가운데 에밀리는 에르큘 푸아로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보내지만, 편지가 푸아로에게 도착한 것은 3개월이 지난 후, 에밀리가 이미 죽음을 맞이한 후였다.

 

 

고집 센 부자 노인과 그를 둘러싼 수상한 가족들이라는, 크리스티가 즐겨 쓰는 플롯이라 전반적으로 자신의 장기를 잘 살린 듯 무난하게 괜찮은 작품이었다. 이미 사건이 발생한 후 푸아로가 등장하고, 엄청난 트릭을 활용하기보다는 살인자의 심리상태를 위주로 추리를 이어나가는 전개 방식이 고전보다는 현대의 프로파일링을 떠올리게도 한다. 범인과 주변 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중간에 푸아로가 살인자의 심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전 사건들의 범인들의 이름을 나열하는데, 이것이 실제로 이전 작품들의 스포일러가 된다는 것. 황금가지 판에서는 친절하게도(..) 어떤 작품에 해당되는지까지 역주로 설명하고 있으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구름 속의 살인>, <스타일즈 저택의 죽음>, <블루트레인의 수수께끼>를 읽지 않은 사람들은 주의해서 읽기 바란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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