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아로의 크리스마스 by. 애거서 크리스티 ★★★★
2024. 1. 29. 10:18
마지막 독서일: 2020.12.18
지독한 성격과 바람기로 가정을 파탄내고, 가족들과 단절된 채 살아가던 억만장자 노인 시메온 리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다시 가족들을 불러 모은다. 가족들은 불만을 품으면서도 시메온 리가 남길 유산을 생각하며 부름에 응하고, 여기에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던 손녀, 그리도 동업자의 아들까지 합류하며 저택은 기묘한 분위기에 휩싸인다. 이윽고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시메온 리의 목 잘린 시체가 피 웅덩이 속에 발견되고, 완벽한 밀실의 살해현장을 본 에르큘 푸아로는 범인이 가족들 안에 있음을 선언한다.
돈 많은 노인과 사이가 안 좋은 대가족 안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지겨우리만큼 크리스티가 자주 사용하는 소재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제법 잘 쓴 편에 속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독거노인 시메온 리의 의도를 알 수 없는 부름으로 시작해서, 그의 초대를 받은 각 가족들의 의문과 심리, 그리고 속내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서로를 살피는 긴장감이 세밀하게 그려지고 있고, 무엇보다도 사건의 진상이 뻔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
가장 특이할만한 점이라면 살인사건이 일어날지언정 잔혹하거나 끔찍한 묘사는 두드러지지 않았던 크리스티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밀실의 방 안에는 유혈이 낭자하고 시체는 목이 잘려 있는 등 사건 자체의 폭력성이 짙다는 것. 주로 인간 심리를 통한 내밀한 묘사에 치중해왔던 크리스티가 시각적인 부분에 집중한 글을 읽을 수 있어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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