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개가 온다
2014년 장편소설 《라일락 붉게 피던 집》이 출간되면서 송시우라는 ‘대형 신인 작가’가 탄생했다. 첫 단행본이 출간되자마자 영상화 제작이 확정되었고, 당시 추리소설로는 드물게 세종도서 문학 나눔에 선정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일하는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2015년 인권위 조사관의 활약을 그린 연작 중단편집 《달리는 조사관》은 서울도서관의 ‘한 도서관 한 책 읽기’ 도서로 선정되는 등 장르소설로서의 오락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모든 출간작의 영상화 계약이 완료되는 기록을 보여주며 한국 장르문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송시우 작가의 최신작 《검은 개가 온다》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검은 개가 온다》는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의지의 문제가 아닌, 심신의 고통과 사회적 기능 손상을 일으키는 질병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검은 개’로 은유되는 우울증은 이미 현대사회의 고질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이며, 현대 한국인의 우울과 불안은 사회 곳곳에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 작가는 정신질환을 바라보는 사회의 편견, 우울증을 약물로 치료하는 것에 대한 상반된 입장, 그로 인해 야기되는 혼란 등 정신질환 문제를 두 건의 살인 사건을 통해 다각도로 풀어낸다. 또한 타자로 분류되는 우울증 환자가 나와 결코 다른 존재가 아님을 역설한다. 철저한 감수를 거친 사실적인 설정은 독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내 주변인, 혹은 가족의 가면 뒤에 숨겨진 진짜 얼굴에 관심을 갖게 할 것이다.
저자
송시우
출판
시공사
출판일
2018.07.19

 

마지막 독서일: 2022.06.09

 

우울증에 시달리다 이웃집 남자를 죽인 사람의 법무조사를 맡게 된 법대생 박심은 피의자가 '항우울제 반대모임'에 다니며 우울증 약을 끊으라는 조언을 받아 우울증 약을 끊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편 산속에서 백골 사체로 발견된 여대생이 '항우울제 반대모임'에 다니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담당 형사 이평서 역시 이 모임에 대해 조사를 시작한다.

 

 

'항우울제 반대모임'이라는 같은 모임과 얽힌 두 가지 다른 사건을 조사하는 박심과 이평서의 시선이 교차되면서 진행되는 작품으로, 사건의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우울증과 그 환자들에 대한 묘사가 무척 세밀해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었다. 

 

사실 중심이 되는 사건에 대한 미스터리보다 우울증에 대한 부분에 지나치게 분량이 치중되어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도 했지만, 결말 부분에서 미스터리로서도 훌륭한 마무리를 보여주어서 결과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이 작품에서 제시된 범인은 우울증을 소재로 했을 때 가장 끔찍한 범인상이 아닐까 싶다.

 

한국 사회파 미스터리는 처음이었는데, 사회 묘사나 상황들이 좀 더 피부에 와닿는 것들이어서 그런지 일본 소설을 읽을 때보다 좀더 진지하게 몰입했던 것 같다. 특히 우울증이라는 현대 사회에 평범하게 마주할 수 있으면서도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소재를 다루고 있어 더더욱 집중해서 읽었다. 

 

한편으론 정치 이야기나 사상에 대한 불필요한 언급이 조금 껄끄럽기도 했지만, 작 중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니..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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