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 저택의 비극 by. 애거서 크리스티 ★★★☆
마지막 독서일: 2021.01.24
유능한 의사인 존 크리스토는 업무에 염증을 느낀 끝에 아내 게르다와 함께 고향집 할로 저택에서 휴식을 취할 계획을 세운다. 착하고 유순하지만 둔하고 어리숙한 게르다는 성격이 드센 존의 친척들이 있는 할로 저택에 가기를 꺼려하지만, 존의 성화에 못이겨 저택을 찾게 된다.
그의 고향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존과 공공연한 내연관계인 헨리에타와, 과거 존과 열렬히 사랑한적이 있는 전 연인 베로니카. 존에 대한 각기 다른 애정을 품고 있는 세 명의 여자가 한 곳에 모이자, 시기질투와 미묘한 신경전으로 저택에 긴장감이 감돈다. 네 사람의 관계가 점점더 격정적으로 흘러가던 와중, 결국 존 크리스토가 수영장에서 총에 맞은 시체로 발견되기에 이른다.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에르큘 푸아로가 등장하긴 하지만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로맨스 스릴러에 가까운 작품으로, 언뜻 한 남자를 둘러싸고 세 여자가 경쟁하는 단순한 치정 스토리 같지만, 존에 대한 게르다, 헨리에타, 베로니카의 감정선, 그리고 존이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전부 미묘하게 달라서 보다 복잡하고 섬세한 관계성이 돋보인다.
전형적이고 뻔한 타입의 캐릭터일줄 알았던 등장인물들이 사건이 진행되고 관계가 심화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는 드물게 마지막까지 피해자에게 감정이입이 되었던 작품이다. 보통 피해자들은 안타까운 죽음일지언정 스토리에 강하게 개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존 크리스토는 작품 내 모든 관계성의 중심이니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트릭이나 반전이 훌륭한 작품은 아니라 추리소설로서의 매력은 평이한 편이지만, 애거서 크리스티의 주특기인 세밀한 감정묘사와 복잡한 인간관계 속 격정적인 갈등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라 비슷한 류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읽어볼만 할듯.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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