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의 모험 by. 애거서 크리스티 ★★★☆
마지막 독서일: 2021.01.26
탐정 은퇴를 생각 중인 에르큘 푸아로는 버튼 박사에게 그가 에르큘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헤라클레스와 별로 닮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웃는다. 그가 은퇴 생각을 밝히자 버튼 박사는 그가 하는 일은 헤라클레스의 모험이 아니라며, 하나 둘 들어오는 사건을 푸아로가 거부하지 못하고 일을 계속하게 되리라 장담한다. 버튼 박사의 말에 영감을 받은 푸아로는 은퇴 전 마지막으로 헤라클레스의 열두 가지 모험에 빗대어 딱 열두 개의 사건을 맡기로 결심하고, 들어오는 의뢰 중 각각의 모험에 맞는 사건을 선별하기 시작한다.
보통 신화나 전설이 추리소설에 등장하는건 범인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사건을 꾸미거나, 우연히 맞아떨어진 상황에 비유하는게 보통인데, 푸아로가 자신의 은퇴를 멋지게 장식하기 위해 일부러 헤라클레스의 모험 스토리를 만들어낸다는 점이 신선했다. 여러가지 의미로 푸아로의 유머감각이 도드라지게 느껴지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 역시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단편집들과 마찬가지로 추리적인 요소가 훌륭한 편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유머감각 덕분에 작품 자체는 나름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의뢰가 들어온 사건을 헤라클레스 이야기에 빗대어 생각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각각 별개의 사건들임에도 묘하게 연작 느낌이 나서 정말 하나의 모험 이야기를 읽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하인 조르주, 비서 레몬 양, 재프 경감 등 <에르큘 푸아로 시리즈>의 매력적인 조연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고.
개인적으로는 푸아로가 등장하는 단편집 중에서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헤라클레스의 모험 스토리 자체를 좀더 잘 알았다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었을 것 같아서 아쉬움도 남는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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