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을 타고 by. 애거서 크리스티 ★★★
마지막 독서일: 2021.01.28
로잘린 언더헤이는 첫번째 남편을 전쟁으로 잃은 후 엄청난 부자인 고든 클로드와 재혼하게 된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독일군의 공습을 받아 저택이 파괴되고 남편과 저택의 사람들이 모두 죽는 사고를 당한다. 살아남은 것은 그녀와 그녀의 오빠 데이비드 헌터 뿐. 고든이 남긴 어마어마한 유산의 상속자가 된 로잘린이지만, 그간 고든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던 그의 친척들은 그녀에게 묘한 적대감을 보인다.
그러던 와중, 이녹 아든이라는 남자가 찾아와 죽은 줄만 알았던 첫번째 남편 로버트 언더헤이가 살아있다며, 고든의 친척들을 상대로 비밀을 지켜주는 대신 돈을 내놓으라며 로잘린과 데이비드를 협박한다. 불안해하는 로잘린에게 데이비드는 자신이 해결하겠다며 호언장담하지만, 이후 이녹 아든이 구타당해 시체로 발견되면서 경찰의 의심은 데이비드에게로 향한다.
전쟁 중 죽은 줄만 알았던 전 남편이 살아돌아온다는, 전쟁 관련 픽션에서 흔하게 등장하는 이야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이외에도 첫 남편이 죽고, 엄청난 부자와 재혼하자마자 그 남편 역시 사고로 죽어 별안간 벼락부자가 된 젊은 미망인과 부자 사촌의 원조를 받으며 근근히 살아가다 자신들이 얻어가던 콩고물이 사라질까 전전긍긍하며 그의 새 부인을 질투하는 친척들의 관계 등 재료 자체는 꽤 흥미로웠던 작품.
다만 그 재료를 요리해낸 결과물이 영 아쉬웠는데,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과 신경전을 충분히 흥미롭게 풀어낼만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묘사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평소 애거서 크리스티 스타일을 생각하면 의아할정도로 밋밋한 작품.
전반적인 스토리도 의외의 반전을 추구한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플롯이 지나치게 꼬이면서 오히려 조금 허무한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습에서 살아남은 것이 로잘린이 아닌, 데이비드와 연애를 하고 있던 하녀였고 재산을 노려 그녀를 로잘린으로 위장했다는 반전은 꽤 괜찮았다. 너무나 운이 좋게 마침 로잘린과 데이비드만 살아남았다는 것이 작위적인 상황이라 두 사람을 의심하게 됐는데, 오히려 한발짝 더 나아가 괜찮은 변주를 준 것 같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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