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를 향하여 by. 애거서 크리스티 ★★★★
마지막 독서일: 2021.01.18
유명 테니스 선수인 네빌 스트레인지와 그의 두번째 부인 케이는 과거 네빌이 신세를 졌던 카밀라 트레실리안 부인이 살고 있는 걸즈 포인트에 방문하기로 한다. 걸즈 포인트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안좋은 감정을 품고 있는데다가 네빌의 첫번째 부인인 오드리까지 같은 시기에 방문한다는 것을 안 케이는 탐탁치 않아하지만, 네빌의 성화에 못이겨 걸즈 포인트로 향한다.
네빌과 케이, 오드리,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아는 지인들이 속속들이 걸즈 포인트에 모여들고, 네빌을 사이에 둔 케이와 오드리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그러던 와중 은퇴한 변호사인 트레브스가 계단을 오르다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이어서 트레실리안 부인이 둔기에 맞아 시체로 발견되면서, 긴장감이 감돌던 걸즈 포인트는 혼란에 휩싸인다.
본격 미스터리치고는 살인사건 자체가 굉장히 늦게 일어나는 편으로, 각기 다른 인물들이 각자의 이유로 중심 무대인 걸즈 포인트로 향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애거서 크리스티가 자신의 10대 작품으로 해당 작품을 선정하면서 살인이 일어나며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인물들이 '살인을 향해' 오는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등장인물들이 한 곳으로 모이면서 점점 고조되는 긴장감이 일품인 작품.
이는 프롤로그에서 트레브스가 '대부분의 탐정 소설은 살인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사실 살인은 결말이며 이야기는 그 훨씬 전부터 시작된다'며 '모든 것은 0시를 향하여 모여든다'고 언급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도 특히 제목이 절묘하게 어울리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작부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한데 모이는 과정을 비롯해서, 그러한 감정들이 얽히고 설키다 사건과 절묘하게 연결이 되고, 또 전혀 관련 없어 보이던 여러 갈래의 사건들이 하나의 결말로 마무리 지어지는 전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인 배틀 총경의 사적인 면모를 볼 수 있어 반갑기도 했는데, 사건 현장에서는 비교적 경직되어 있는 편인 배틀 총경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무척 새로웠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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