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2판)(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17)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작과 미발표작, 필명 발표 작품까지 수록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제17권 『마지막으로 죽음이 오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아주 평범하고 우아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빚어진 감정이 범상치 않은 범죄를 낳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생 동안 작가가 품어 왔던 상처와 애증, 경건함과 독선, 관계의 이면, 대범함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마음이 세밀한 묘사와 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B.C. 2000년 경. 나일 강 서쪽 강가, 룩소르 지방의 부유한 묘지기 임호테프는 수많은 노예와 식솔들과 대가족을 거느린 가장이었다. 어느 날 여행을 떠난 임호테프는 젊고 아름다운 여인을 데리고 온다. 그녀는 임호테프의 사랑을 배경으로 온집안을 분노와 적의로 가득차게 만들고, 결국 임호테프가 출장을 떠난 사이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된다. 집안은 겨우 평온을 되찾은 듯했지만 죽음은 이제 시작일 뿐인데….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3.05.27

 

마지막 독서일: 2021.01.20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되어 고향집으로 돌아온 레니센브는, 그녀가 집을 떠난 8년 전과 묘하게 다른 집안의 분위기에 위화감을 느낀다. 특히 묘지기인 아버지 임호테프가 젊고 아름다운 노프레트를 첩으로 데려오면서, 노프레트에 대한 분노와 적의가 집안에 가득차게 된다. 노프레트에게 모든 재산을 주겠다는 임호테프의 선언에 갈등은 심화되고, 결국 임호테프가 출장을 간 사이 노프레트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눈엣가시의 죽음으로 어찌됐든 집안에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예상과는 달리, 임호테프의 아들들이 연이어 죽음을 맞이하며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만 간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유일하게 유럽인 캐릭터가 등장하지 않는 작품으로, 고대 이집트의 풍경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이질적인 분위기가 가장 큰 특징이다. 임호테프와 그의 첩 노프레트, 그리고 그녀에 대한 가족들의 불만이 실제 고대 이집트 시절 편지를 토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 사실감을 더해주며, 크리스티의 섬세한 장면 묘사 덕분에 그 자체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

 

단순히 오묘한 분위기에서 그치지 않고, 노프레트의 죽음을 시작으로 계속되는 살인과 죽음의 저주가 고대 이집트라는 배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것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다른 크리스티 작품에서도 자주 활용되는 현대적인 갈등 구조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시대적 배경 또한 적절하게 활용한 작품이 아닐까 싶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섬뜩한 분위기와 계속되는 살인에 비해 트릭이라고 할만한 부분은 상당히 빈약했다는 점. 반전과 결말도 꽤 마음에 들었지만 그 분위기를 빼면 특출나게 남는 건 떠오르지 않는 작품이기도 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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