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 by. 애거서 크리스티 ★★★★
마지막 독서일: 2020.10.25
가족들 사이에서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캐번디시 노부인이 20살 연하의 청년과 재혼을 하게 된다. 이로 인해 가족들 사이에서는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급기야 캐번디시 부인의 결혼을 반대하던 말벗이 다툼 끝에 집을 떠나게 되면서 스타일스 저택에 감도는 긴장감은 극한에 이른다. 그리고 얼마 후 캐번디시 부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침 초대를 받아 저택에 머물고 있던 에르큘 푸아로가 사건에 뛰어들게 된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첫번째 소설이자 <에르큘 푸아로 시리즈>의 첫 작품. 이것이 첫번째 소설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미묘하게 흐르는 인물들 간의 묘한 불안감과 부정적인 감정들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있고, 은근슬쩍 흩뿌려놓아진 단서들을 착착 끌어모아 사건을 해결하는 푸아로의 추리솜씨 또한 일품이었다.
푸아로의 첫 등장, 푸아로와 헤이스팅스의 첫 만남 등 첫 작품으로서도 좋지만, 무엇보다 '독재자 스타일의 노인을 중심으로 한 가족들 간의 숨겨진 비밀과 불안', 그리고 '사람들이 모여든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이라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즐겨쓰는 소재와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크리스티 특유의 작품 스타일이 도드라지는 작품. <푸아로 시리즈> 중에서 특별히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크리스티 스타일을 알아보고 싶은 입문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독극물을 피해자가 매일 먹는 약병에 침전되도록 만들어 마지막으로 약을 먹을때 치사량의 독을 먹게 한다는 자동살인 트릭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모종의 방법을 이용해 독극물 중독 시기를 늦추는 트릭은 현대 본격 미스터리에서도 끊임없이 재활용되는만큼, 이 당시 그것도 데뷔작에서 이런 트릭을 선보인 크리스티의 발상이 정말 경이로웠다.
스토리 초반부터 남편 잉글소프가 대놓고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고, 푸아로가 그의 혐의를 벗기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장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역으로 범인이 아닌' 추리소설의 흔한 클리셰를 뒤집어 엎은 점도 재미있었다. 독자를 농락하는 크리스티 특유의 미스리딩이 첫 작품부터 고스란히 드러난게 아닌가 싶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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