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역시 시체가 있었습니다 by. 아오야기 아이토 ★★★★☆
마지막 독서일: 2022.12.19
대나무에서 태어난 소녀가 결혼 상대를 정하기로 한 날 일어난 밀실 살인의 범인을 추적하는 <죽세공 탐정 이야기>. 사건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는 루프에 빠진 욕심쟁이 할아버지의 일화를 다룬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 같은 날 같은 사람을 죽였다고 주장하는 다수의 용의자가 등장하는 <볏짚 다중 살인>. 전래동화로 전해지는 이야기가 담은 진짜 진실이 드러나는 안락의자 탐정 형식의 <원숭이와 게의 싸움 속 진실>과 여기에서 비롯된 교환 살인을 다룬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까지. 일본의 전래동화에 본격 미스터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야기 5편.
시리즈의 첫 작품인 <옛날 옛적 어느 마을에 시체가 있었습니다>가 충격적일 정도로 완성도 높은 작품이었지만, 반면 두번째 작품인 <빨간 모자, 여행을 떠나 시체를 만났습니다>는 나쁘진 않았지만 기대에 비해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세번째로 이 작품이 나왔다는 소식에 호기심이 동하면서도 처음에 느꼈던 감동을 느낄 수 있을까 반신반의 했었다. 작품을 다 읽은 지금의 감상은, 아오야기 아이토의 폼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 아무래도 이 작가는 서양 동화보다는 전래동화가 더 잘 맞는 듯 하다.
이미 많이 알려진 전래동화 이야기를 신선한 방식으로 비틀면서 동시에 본격 미스터리를 절묘하게 엮어내는 솜씨는 여전히 훌륭했고, 대표적이고 클래식한 미스터리 트릭을 주제로 했던 전작에서 변주를 주어 타임루프, 다중살인, 교환살인 등 변칙적인 요소를 활용해 시리즈를 달려온 독자들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특히 타임루프를 다룬 <일곱 번째 데굴데굴 주먹밥>의 결말은 웬만한 장편의 엔딩보다 충격적이고 여운이 남았다. 짧은 단편 속에서 치밀하고 촘촘하게 짜인 트릭을 구축해내는 작가의 능력은 이제는 경이로울 지경.
독립적인 단편들 속에서도 다른 편에서 나왔던 이야기가 소소하게 언급되며 재미를 주기도 하고, 센스 있는 <셜록 홈즈 시리즈>의 오마주가 엿보이는 <사루로쿠와 보글보글 교환 범죄> 등 귀엽고 매력있는 동물 등장인물들 덕분에 전작에 비해 유머러스함도 챙기고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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