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도 그리핀 위기일발(미스터리랜드)(양장본 HardCover)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기수로 꼽히는 노리즈키 린타로의 스파이 소설 『괴도 그리핀, 위기일발』. 일본의 메이저 출판사 고단샤에서 발행하고 있는 미스터리 소설 시리즈 「미스터리랜드」의 하나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매력적인 괴도의 정의로운 활약상을 그리고 있다. 제1부에서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흐의 자화상을 훔쳐 달라는 의뢰를, 제2부에서는 정부의 대외 스파이 조직인 CIA 작전부장의 의뢰를 받게 된 그리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종 풍자 코드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저자
노리즈키 린타로
출판
학산문화사
출판일
2011.04.20

 

마지막 독서일: 2024.01.23

 

평소에는 보험 가입된 도난품을 합법적으로 되찾아주는 보험회사 직원으로, 의뢰가 들어오면 신출귀몰 불가능을 모르는 괴도로 활동 중인 잭 그리핀. '있어야할 것을, 있어야할 곳에'가 업무 신조인 그에게 로버트 F. 오스트안델이라는 남자로부터 기묘한 의뢰가 들어온다. 미술관에 전시된 고흐의 작품이 사실은 위작이며, 그 위작을 진품으로 바꿔치기해달라는 엉뚱한 의뢰. 이 의뢰를 시작으로 그리핀은 생각치 못한 위기에 연이어 봉착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한 추리소설을 주제로 삼은 <미스터리 랜드 시리즈> 중 노리즈키 린타로의 작품으로, 변장과 속임수가 특기인 괴도가 주인공으로 하여 본격보다는 모험 소설의 느낌이 강하게 난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위기를 타개해나가는 그리핀의 성격은 매력적이고, 미국과 보코논 공화국을 오가며 벌어지는 사건들이 제법 흥미진진해서 아동용 모험소설로서는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닐까 싶다.

 

다만 작가의 본격 미스터리 작품 대부분을 인상깊게 읽은 입장에서는, 작가의 특기인 미스터리의 색채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아동용으로 맞춰서 그런지 물건을 훔쳐내는 과정에서도 딱히 기상천외한 트릭은 사용되지 않고, 주인공인 그리핀을 포함하여 똑똑하고 유능한 것으로 묘사되는 인물들의 행동도 여러모로 허술해서 미스터리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던 것 같다.

 

한가지, 저주가 걸린 토용과 미신을 믿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사건이 등장하는 중후반부는 꽤 인상적이었는데, 비슷한 소재를 좀더 진지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가져가서 어른용 추리소설로 만들어도 재미있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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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 고흐 사건에서 사실 위작이라고 여겨졌던 미술관의 작품이 위작이 아니었던 것이, 후반부 보코논 공화국에서 두 개의 저주의 토용이 두 번 바꿔치기되어 각각의 소재를 오해했던 것과 맞물리는 부분은 꽤 재미있었던 것 같다. 특히 저주의 토용에게 가해지는 위해가 저주 대상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미신을 실제로 믿는 사람들을 마음껏 휘두르는 그리핀의 기지가 인상적이었다.

 

그에 비해 결국 모든 사건이 오스트안델이 미국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대통령' 1위로 만들고자 했던 엉뚱한 목표와 망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는 결말은 황당함을 넘어 어이가 없었는데, 어린이 타겟으로 코믹한 마무리를 노린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좀 불호였던 듯.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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