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이프러스
추리소설의 여왕이라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유작과 미발표작, 필명 발표 작품까지 수록한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제47권 『슬픈 사이프러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은 아주 평범하고 우아해 보이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빚어진 감정이 범상치 않은 범죄를 낳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생 동안 작가가 품어 왔던 상처와 애증, 경건함과 독선, 관계의 이면, 대범함과 죄책감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마음이 세밀한 묘사와 구성으로 그려지고 있다. 피고 엘리너 칼라일의 회상으로 시작하는 1부와 에르퀼 푸아로의 수사가 시작되는 2부, 그리고 법정에서의 공방이 된 3부 구성했다.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3.05.27

 

마지막 독서일: 2021.01.03

 

엘리너 칼라일은 돈 많은 고모 웰먼 부인의 재산을 누군가 갉아먹고 있다는 투서를 받고 약혼자와 함께 고모를 방문한다. 그러나 하필이면 그들이 투서의 주인공으로 의심하던 하녀 메리 제라드와 약혼자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면서 이야기는 비극으로 치닫는다. 

 

이후 웰먼 부인이 유언장을 작성하기도 전에 갑자기 숨을 거두고, 연이어 메리 제라드까지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유산과 질투에 눈이 먼 범행이라며 엘리너가 범인으로 몰리게 된다. 이에 누명을 벗겨달라는 엘리너의 요청을 받은 에르큘 푸아로가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주인공 엘리너의 사건에 대한 회상, 이후 그녀의 요청을 받은 푸아로의 사건 수사, 그리고 이를 둘러싼 법정공방까지 총 3부로 나뉜, 크리스티의 작품 중에서는 꽤 독특한 구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푸아로의 역할이 주로 사건을 조사하고 범인을 밝혀내는 데에 그쳤던 것에 비해, 실제 법정의 모습까지 (당시의 현실과 가까운지는 알 수 없으나) 엿볼 수 있었던 점이 신선했다. 흔치 않은 크리스티식 법정물을 읽는다는 느낌으로 즐겁게 읽었다.

 

다만 여러 가지 갈래로 떡밥을 뿌리다가 마지막에 의외의 범인이 밝혀지는데, 놀랍긴 했으나 그에 대해 충분한 복선이 없어서 좀 생뚱맞은 느낌이 들었던 게 아쉬웠다. 아무래도 3부에 나누어서 서술하다 보니 스토리의 스릴감, 푸아로의 치밀한 수사, 미스터리 트릭 어느 하나에도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애매해진 느낌.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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