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는 《가디언》에서 선정한 애거서 크리스티 베스트 10 목록 및 전 세계적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판매고와 애거서 크리스티 본인이 직접 뽑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품 목록 등을 고려하여,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도 인기와 명성이 높은 작품들을 골라 선정하였다. 시리즈를 10권으로 제한하여 독자들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새로이 현대적인 디자인을 입혔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는 출간 이래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미스터리 소설로,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이다.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4.11.25

 

마지막 독서일: 2021.01.06

 

수수께끼의 대부호의 초대를 받고 육지로부터 고립된 외딴섬에 모이게 된 8명의 남녀. 서로 일면식이 없는 것은 물론, 심지어 자신들을 초대한 인물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각자 거절할 수 없는 초대에 끌려 섬에 도착한다. 여기에 역시 고용주의 얼굴을 보지 못한 채 편지로만 고용된 하인 부부까지 합쳐 10명이 섬에 모이지만, 정작 섬의 주인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대신 정체불명의 녹음된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러분은 다음과 같은 죄목으로 기소된 죄인들입니다.”
목소리는 그들이 과거에 저질렀으나 법으로 심판받지 않았던 죄를 열거하고, 이윽고 <열 명의 꼬마 병정>이라는 노래를 본떠한 명씩 살해당하기 시작한다.

 

 

나에게는 추리소설 입문작과도 같은 작품이자, 이후 이런저런 추리소설을 많이 읽어왔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의 추리소설로 꼽는 데에 주저함이 없는 작품이 바로 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이다. 클로즈드 서클과 저택물에 꽂히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고, 애거서 크리스티라는 작가 자체를 좋아하게 해 준 작품이기도 해서, 여러모로 나에게는 의미가 큰 작품. 

 

물론 객관적으로 생각해봐도 충분히 대중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추리소설 추천글에는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이라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설이다. 무엇보다 고립된 외딴섬, 동요 모방 살인,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한 명씩 죽어나가는 공포 같은, 현대 추리장르에서 끊임없이 활용되고 변주되어 온 소재들의 시초라는 것에서 이 작품이 주는 파급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본다.

 

작품 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우선 '죄를 저질렀으나 법으로 심판받지 않았던 사람들이 외딴섬에 모여 살해당한다'라는 플롯 자체가 무척 흥미롭고, 실제로 한 명 한 명 죽어나가는 과정에서 누가 범인인지 알 수 없는 긴장감이 오락적으로 뛰어난 몰입감을 준다. 

 

여기에 크리스티의 섬세하고 세밀한 심리묘사가 더해져 사건이 심화될수록 각 인물들이 겪는 혼란과 공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으며, 정신없이 달려간 끝에 준비된 결말과 사건의 진상 역시 훌륭해서, 그야말로 마스터피스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작품이다. 

 

글 자체가 주는 재미가 뛰어나기도 하고, 치밀한 복선을 하나하나 따라가는 즐거움도 있어서, 한번 읽은 추리소설을 다시 들춰보는 일이 거의 없는 편인데도 이 작품만큼은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다시 읽어보게 되곤 한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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