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주의 악마
애거서 크리스티를 대표하는 캐릭터 ‘명탐정 푸아로’.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은 그가 등장하는 인기 작품들을 엄선한 시리즈로 푸아로의 데뷔작 《스타일스 저택의 괴사건》을 비롯해 ‘뉴욕 타임스’에 부고가 실린 유일한 가상의 인물이라는 기록을 남긴 푸아로의 은퇴 작품 《커튼》 등 의미 있는 작품을 엄선해 세련된 표지로 선보인다.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제6권 『백주의 악마』. 한가로운 휴가지 해변의 뜨거운 햇살 아래, 알레나 마셜이 나타나자 모든 남자들의 시선이 강제적으로, 피할 수 없이 그녀에게 고정된다. 아름다운 그녀를 둘러싼 여러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 가닥 살의가 그녀를 향한다. 하지만 푸아로가 헤이스팅스에게 누누이 말했다시피, 누군가 살인을 마음먹는다면 그걸 막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니까…….
저자
애거서 크리스티
출판
황금가지
출판일
2015.07.10

 

마지막 독서일: 2021.01.08

 

휴가를 보내러 찾은 섬에서 에르큘 푸아로는 알레나 마셜이라는 여성의 교살 사건을 맞닥뜨리게 된다. 아름답고 돈많은 알레나지만 복잡한 남자 관계로 주변 평판이 몹시 좋지 않아, 섬에 있는 대부분의 인물들에게 살해동기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미움을 사고 있었다. 그러나 시체 발견 장소가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절벽인데다가, 사건 관련 인물 대부분이 알리바이가 성립하는 등 사건의 실마리는 쉽게 풀리지 않는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젊고 아름답고 부유하지만 성격이 좋지 않아 모두에게 미움을 사는 여성과, 그녀에게 이를 갈고 있는 주변 인물들의 구도가 잘 드러난 작품. 작품 초반에 <나일 강의 죽음>이 언급되는데, 작품 전개나 분위기가 상당히 비슷한 편이다.

 

이러한 인물들 간의 갈등은 크리스티가 가장 잘 활용하는 소재라 웬만하면 평타는 치는 편인데, 여기에 휴양지 섬이 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분위기, 그리고 이와 상반되는 살인사건과 퀴퀴한 갈등 구조가 상당히 매력적인 작품이다.

 

무엇보다 클리셰적인 플롯을 그대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결말부에서 평이하고 흔하게 느껴졌던 캐릭터상을 살짝 비틀어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백주의 악마>라는 타이틀과도 꽤 잘 어울리는 전개라 더욱 인상적이었다.

 

트릭 자체가 나쁘지는 않았지만 조금 올드한 편으로, 지금에 와서는 다른 작품에서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봤을법한 트릭을 사용하고 있어 임팩트가 강렬한 소설은 아니었다. 그래도 에르큘 푸아로가 주변의 레드헤링에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추리를 전개해나가는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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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마셜이 피해자에게 저주를 걸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자신 스스로가 범인이라고 오해하게 된다는 트릭은 꽤 인상적이었다. 이후 모 추리 만화에서도 비슷하게 활용되기도 했는데, 해당 작품을 먼저 본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싱거울지도.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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