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치넨 미키토 소설 『상냥한 저승사자를 기르는 법』. 개의 모습을 빌려 지상의 호스피스 병원에 좌천…, 아니 파견된 저승사자 레오! 전쟁의 비애, 살인 사건, 색채를 잃어버린 화가. 죽음에 직면한 인간을 미련과 한에서 구하기 위해 환자들에 얽힌 과거의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레오. 그러나 그의 행동은 현재의 호스피스 병원에 뜻밖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말았다. 천진난만한 캐릭터의 저승사자 레오와 인간의 교류에 가슴 따스해지는 감동 미스터리!
저자
치넨 미키토
출판
북플라자
출판일
2017.05.15

 

마지막 독서일: 2023.01.02

 

생명이 다한 인간의 혼을 '주인님'께 이끌어주는 길안내자의 역할을 하는 영적 존재인 주인공. 무언가 미련이 남아 지박령이 되어 인간세계를 떠돌다 결국 소멸되고 마는 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의 모습을 빌려 한 호스피스 병원에 '좌천'되기에 이른다.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나호에게 거두어져 '레오'라는 이름까지 붙여진 주인공은 그대로 두면 지박령이 될 것 같은 환자들의 미련을 해결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유리탑의 살인>으로 지난해 굉장한 임팩트를 남겼던 치넨 미키토가 감성적인 일상 미스터리를 썼다고 해서 관심이 갔던 작품으로, 현직 의사이기도 한 작가의 배경이 잘 드러났으리라는 생각이 들어 더욱 기대가 됐다. 

 

사실 개인적으로 일상 미스터리 자체를 엄청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가볍게 읽기 좋다 보니 어두운 주제의 작품을 읽는 중간중간 은근히 자주 손이 가는 것 같다. 환자 한 명 한 명이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여기에 호스피스 병원 자체에 얽힌 커다란 하나의 비밀이 밝혀지는 연작 단편집의 구성으로, 개의 몸에 빙의된 저승사자 주인공의 고군분투가 은근히 귀여웠고, 각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미련과 과거에 얽힌 미스터리가 감성적이면서도 소소하게 재미있었다.

 

다만 일상 미스터리의 한계라고 할지, 미스터리 자체의 수준이 아주 높지는 않았고, 무엇보다 병원 전체에 얽힌 굵은 줄기의 사건 해결에 있어서는 좀 무리수다 싶은 부분이 있었다. 그래도 적당히 감성적이고, 결말에 이르기까지 정석적인 감동루트를 따라가면서 무난하게 즐기기에는 나쁘지 않았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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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다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지만, 환자들이 주인공을 통해 각자의 미련을 털어낸 후에 별 반전 없이(?) 목숨을 거둔 점이 인상적이었다. 혹시 지나치게 신파적으로 흘러가면서 모두가 살아나는 엔딩이 나오면 어쩌지 걱정하면서 읽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유리탑의 살인>의 잔상이 너무 진하게 남아있었던 탓인지, 잔잔하고 감성적으로 흘러가다가도 혹시 순식간에 분위기가 반전되는 건 아닐까 기대 아닌 기대를 하기도 했는데, 그대로 정석적인 마무리가 되어 살짝 아쉽기도 했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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