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없는 살인의 밤 by. 히가시노 게이고 ★★★☆
2024. 1. 20. 21:07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미스터리 거장은 단편마저 읽는 맛이 특별하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목록에 매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30년 전 작품을 새로 단장해 출간한다. 바로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다. 이 책은 단편집이 전할 수 있는 모든 미덕을 갖췄다. 짤막한 작품 하나하나에 담긴 오락성, 긴박함, 슬픔, 처절함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모두를 순식간에 뒤통수 얼얼한 반전으로 이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오랜 팬들에게는 그의 명작을 새로 읽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또한 속도감 있는 전개와 짤막한 글을 선호하는 최근의 독서 취향에도 꼭 맞는다. 학창 시절 내내 함께한 친구가 갑자기 자살해 버리자 사건의 전말을 알고자 나름의 수사를 벌이던 소년이 맞닥뜨린 진실에 관한 이야기(「작은 고의」), 영아 살인이라는 끔찍한 소재로 더 끔찍한 이야기를 꺼내는 「어둠 속 두 사람」, 우연히 마주친 인연과 미처 나누지 못한 풋풋한 감정을 다룬 「춤추는 아이」, 돈 때문에 살고 죽는 부부의 현실에 대한 「끝없는 밤」, 경기 압박이 불러온 선수의 극단적 선택을 그린 「하얀 흉기」까지 이 책은 그의 초기 발표작 중에서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분게이?주와 고분샤 문예지에 실린 단편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다. 특히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준 『방과 후』의 여러 모티브를 작품 곳곳에서 찾을 수 있어 이 역시 신선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이다. 분량 제약에도 완벽한 전개로 독자를 만족시키는 히가시노 게이고. 표제작 「범인 없는 살인의 밤」까지 읽고 나면 제목마저 ‘그답다’라고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 출판
- 알에이치코리아
- 출판일
- 2021.03.23
마지막 독서일: 2022.05.23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흔히 있을법한 사소하고 미묘한 감정들, 그 감정들에서 비롯된 별거 아닌듯한 균열들이 끔찍한 비극을 만들어낸 사건들을 다룬 단편집. 각 이야기마다 서로 다른 인간의 어두운 욕망이 보여주는 스릴과 서스펜스가 담긴 소설이다.
사실 제목만 보고 미필적 고의, 혹은 살인은 있지만 범인은 구체적으로 지목할 수 없는 교묘한 상황들을 다룬 작품일까 해서 기대했는데, 일부 그런 단편도 있긴 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그냥 무난한 추리소설 단편집이라 기대에서는 조금 벗어나 아쉬운 작품이었다. 그래도 단순히 책만 놓고 봤을때는 각 단편의 퀄리티가 그럭저럭 나쁘지 않고, 무난하고 가볍게 읽기에 좋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타이틀작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과 '춤추는 아이'가 가장 좋았고, 지금껏 히가시노 게이고는 좀 담백한 글을 쓴다고 생각했었는데 '어둠 속의 두 사람'의 결말이 매우 찝찝하고 불쾌해서 기억에 남았다.
나만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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